웹2에서 웹3로: Kaia EIP-7702가 가져올 사용자 경험 혁명

들어가며

웹2에서 웹3로: Kaia EIP-7702가 가져올 사용자 경험 혁명

들어가며

Web3 서비스가 대중화되는 데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바로 ‘사용자 경험(UX)’입니다. 특히 블록체인 계정의 작동 방식은 이메일이나 소셜 미디어 로그인에 익숙한 Web2 사용자들에게 여전히 낯설게 느껴집니다.

Web2에서는 몇 번의 클릭만으로 새로운 서비스에 가입하고 모든 기능을 곧바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Web3에서는 지갑 생성, 12개의 복잡한 시드 구문 백업, 적절한 네트워크 선택, 거래 수수료(가스비)를 위한 네이티브 토큰 구매 및 충전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게다가 토큰 교환이나 NFT 구매 등 모든 과정에서 별도의 서명과 가스비 결제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복잡한 절차는 새로운 사용자가 Web3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경험하기도 전에 포기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Kaia는 이전 ‘스테이블코인으로 가스비 지불이 가능하다면?’ 아티클을 통해, 네트워크 레벨에서 구현된 탈중앙화된 가스비 추상화(Gas Abstraction)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사용자가 네이티브 토큰(KAIA) 없이도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트랜잭션을 실행할 수 있게 하여 가스비의 결제의 번거로움을 크게 낮춘 것입니다.

이제 Kaia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계정 고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EIP-7702를 도입합니다. EIP-7702는 여러분의 일반 지갑(EOA)에 스마트 컨트랙트의 강력한 기능을 일시적으로 부여하여, Web2 수준의 편의성과 보안성을 제공하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EIP-7702란? 일반 지갑(EOA)의 진화

현재 블록체인 계정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 EOA(Externally Owned Account, 외부 소유 계정): 개인키로만 제어되는 일반 지갑으로, 온체인 코드를 가질 수 없어 기본적인 송금과 트랜잭션 실행 기능만 지원합니다.
  • CA(Contract Account, 스마트 컨트랙트 계정): 자체 코드를 통해 복잡한 로직, 자동화, 다중서명(Multi-sig) 등 고급 기능을 구현할 수 있지만, 스스로 트랜잭션을 전송할 수 없어 항상 EOA의 호출이 필요합니다.

EIP-7702의 가장 혁신적인 변화는 일반 지갑(EOA)에 스마트 컨트랙트의 고급 검증 로직을 도입했다는데 있습니다. 기존의 단순한 서명 방식에서 벗어나, 각 트랜잭션마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해 유효성을 검증하고 실행 규칙을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과정은 새로운 트랜잭션 타입(예: Type 0x04)을 통해 이루어지며, 트랜잭션 실행 시에 해당 트랜잭션의 유효성을 검증할 스마트 컨트랙트를 “authorization list”에 지정하고, 이에 검증을 위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트랜잭션이 실행되는 동안에만 지정된 스마트 컨트랙트의 로직을 통해 서명을 검증하고 실행 규칙을 적용합니다. 이를 통해 기존 스마트 컨트랙트 지갑에서만 가능했던 복잡한 로직 실행, 가스비 대납, 유연한 지불 방식 등의 다양한 기능을 일반 지갑에서도 트랜잭션 단위로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모든 과정에서 EOA의 기본 구조는 변하지 않으므로, 기존 지갑과의 호환성과 보안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는 통상 “계정 추상화(Account Abstraction, AA)”라고 불리는 개념으로, EIP-7702는 이 AA의 최신 구현 중 하나입니다. 기존에도 ERC-4337과 같은 AA 표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ERC-4337은 별도의 복잡한 인프라(EntryPoint 컨트랙트, 번들러 등)를 요구하고 기존 EOA와 호환되지 않는 등 구현이 복잡하고 도입 장벽이 높았습니다. 반면 EIP-7702는 기존 EOA의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한 트랜잭션 단위의 검증 로직을 사용하므로 이 AA의 구현 장벽을 크게 낮추었습니다.

Kaia 빌더들에게 EIP-7702가 필요한 이유

EIP-7702는 Kaia의 탈중앙화된 가스비 추상화와 결합하여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이를 통해 빌더들은 사용자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며, 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습니다.

향상된 사용자 경험 — “원클릭” 거래의 실현

EIP-7702의 트랜잭션 배치(Transaction Batching) 기능을 이용하면 여러 단계 작업을 하나의 원자적 트랜잭션으로 묶어 실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DeFi에서 토큰을 스왑하고 결과물을 유동성 풀에 예치하는 두 가지 작업을 사용자가 각각 승인하고 실행할 필요가 없습니다. EIP-7702를 통해 이 모든 과정을 하나의 트랜잭션으로 처리하여, 중간에 실패할 위험 없이 “원클릭”으로 복합적인 금융 거래를 완료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 지갑의 대중화

EIP-7702를 통해 EOA에서도 스마트 컨트랙트 지갑의 고급 기능들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소셜 리커버리: 키를 분실했을 때, 신뢰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의 서명을 통해 계정을 복구하는 절차를 스마트 컨트랙트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 다중서명 및 2FA: 보안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다단계 인증 시스템을 일반 지갑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 세션 키(Session Key):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처럼 특정 기간이나 조건 하에서만 유효한 제한적 권한을 dApp에 위임하여 보안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 WebAuthn 지원: 패스키(Passkey)를 통한 생체인증 로그인을 지원하여 Web2 서비스와 같은 편리함을 제공합니다.

기존 인프라와의 호환성

EIP-7702는 기존 EOA를 그대로 활용하므로, 사용자들이 새로운 지갑을 만들거나 자산을 이전할 필요가 없습니다. ERC-4337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던 빌더들 역시 EIP-7702를 통해 계정 추상화의 강점을 보다 쉽게 dApp에 통합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개발자들이 새로운 기술 스택을 배우거나 기존 인프라를 크게 변경하지 않고도, 사용자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가스비 추상화와의 시너지 — 완전한 Gasless 경험

Kaia의 탈중앙화된 가스비 추상화와 EIP-7702가 결합되면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해집니다:

  • 스테이블코인으로 모두 해결: 사용자는 지갑에 USDT만 보유하고 있어도, 여러 단계의 복잡한 dApp 상호작용을 한 번의 클릭으로 실행하고 가스비까지 해결할 수 있습니다.
  • dApp의 가스비 대납(Sponsored Transaction): 트랜잭션의 유효성 검증을 스마트 컨트랙트에 위임하여, dApp이나 서비스 제공자가 사용자의 가스비를 대신 지불하는 로직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신규 사용자 온보딩의 진입 장벽을 극적으로 낮춥니다.
  • 유연한 가스 지불 방식: 사용자가 얻게 될 보상 토큰으로 가스비를 지불하거나, 특정 조건에서만 가스비를 차감하는 등 정교한 가스비 정책을 dApp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주요 유즈케이스: 당신의 dApp에서 새롭게 가능해지는 것들

그럼 EIP-7702 도입으로 실제 dApp에서는 어떤 경험이 가능해질까요? 비록 가상이지만 실제 구현 가능한 시나리오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시나리오 1: 게임 아이템, 제작부터 강화까지 원클릭으로

배경: Kaia 기반의 MMORPG 게임 유저 ‘민수’는 전설의 검을 제작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용의 비늘’ 5개와 ‘미스릴 광석’ 3개가 필요하며, 제작 즉시 ‘+5 강화석’을 사용해 강화까지 마치고 싶습니다.

기존 Web3 경험:

  1. DEX(탈중앙화 거래소)로 이동하여 KAIA로 ‘용의 비늘’ 토큰 구매 (첫번째 트랜잭션 및 서명)
  2. 다시 KAIA로 ‘미스릴 광석’ 토큰 구매 (두번째 트랜잭션 및 서명)
  3. 게임으로 돌아와 제작 메뉴에서 두 재료를 조합하여 ‘전설의 검’ NFT 민팅 (세번째 트랜잭션 및 서명)
  4. 인벤토리에서 검을 선택하고 ‘+5 강화석’ 아이템 사용 (네번째 트랜잭션 및 서명)

이 때 중간에 가스비가 부족하거나 하나의 트랜잭션이 실패하면 모든 것이 꼬여버립니다.

새로운 Web3 경험:

  • 사용자: 게임 내 제작 UI에서 필요한 재료와 강화석을 모두 선택하고 [제작 및 강화] 버튼을 단 한 번 클릭합니다.
  • 백그라운드 처리:
  1. 하나의 트랜잭션이 생성되어 DEX에서 재료를 구매하고, 게임 컨트랙트를 호출하여 무기를 민팅한 후, 강화 컨트랙트까지 순차적으로 실행됨 (= 트랜잭션 배치).
  2. 총 가스비는 민수의 지갑에 있는 USDT에서 자동으로 계산되어 지불됨 (= 가스비 추상화)
  3. 만약 재료 구매 중 하나라도 실패하면, 모든 과정은 원상 복구되어 민수의 자산은 안전하게 보호됨 (= 원자성)
  • 결과: 민수는 몇 초 후 인벤토리에 나타난 +5 전설의 검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습니다. 복잡한 과정은 모두 사라지고 오직 게임의 즐거움만 남습니다.

시나리오 2: 게임 플레이를 위한 안전한 ‘세션 키’ 지갑

배경: Web3 게임을 즐기고 싶은 ‘철수’는 자신의 소중한 NFT 컬렉션과 거액의 토큰이 담긴 메인 지갑을 게임 dApp에 직접 연결하는 것이 불안합니다. 해킹의 위험 없이 안전하게 게임을 즐기고 싶습니다.

EIP-7702 기반 세션 키 구현 시나리오:

  • 사용자: 철수는 게임에 접속할 때 [안전한 세션으로 로그인] 옵션을 선택합니다.
  • 백그라운드 처리

지갑은 EIP-7702를 통해 임시 권한을 가진 스마트 컨트랙트 로직을 활성화합니다. 이 로직은 다음과 같은 세밀한 규칙을 가집니다:

  • 유효 기간: 앞으로 24시간 동안만 유효함
  • 허용된 자산: 게임 캐릭터 NFT와 소량의 게임 머니 토큰만 접근 허용 (고가의 NFT나 메인 토큰은 완전 차단)
  • 허용된 행동: 아이템 사용, 캐릭터 이동, 게임 내 거래 등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행동만 가능 (외부 전송, 판매 등은 차단)
  • 지출 한도: 하루 최대 50달러 상당의 토큰만 사용 가능
  • 결과: 철수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자신의 주요 자산이 완벽하게 보호된다는 사실에 안심할 수 있습니다. 세션이 만료되거나 로그아웃하면 임시 권한은 자동으로 소멸됩니다. 이는 Web2 애플리케이션의 ‘로그인 상태 유지’와 유사한 경험을 훨씬 더 강력한 보안 위에서 제공합니다.

시나리오 3: 신규 사용자 온보딩을 위한 가스비 대납

배경: Kaia 기반의 게임 dApp에 처음 접속한 신규 사용자 ‘지영’은 지갑에 KAIA가 없지만, 게임 내에서 무료 아이템을 구매하며 시작하고 싶습니다. dApp은 신규 사용자 유치를 위해 가스비를 대신 지불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입니다.

기존 Web3 경험:

아이템 구매를 시도하지만, KAIA가 없어 가스비를 충전해야 합니다. 지갑 설정과 토큰 구매 과정에서 중도 포기하게 됩니다.

새로운 Web3 경험:

  • 사용자: 지영은 게임 내에서 “무료 아이템 구매” 버튼을 클릭합니다. 지갑에 KAIA가 없어도 한 번의 서명만으로 진행됩니다.
  • 백그라운드 처리:
  1. 트랜잭션이 생성되며, EIP-7702의 authorization list에 이 트랜잭션의 유효성을 검증할 스마트 컨트랙트 주소를 지정
  2. 스마트 컨트랙트의 로직은 지영의 서명을 확인한 후, 게임 dApp의 스폰서 서명을 추가로 검증. 검증이 완료되면 가스비는 dApp의 계정에서 자동으로 지불됨.
  3. 트랜잭션이 성공하면 지영은 가스비 부담 없이 아이템을 받고, dApp은 사용자 유치를 위한 비용을 부담하며 프로모션을 달성
  4. 만약 조건(예: 신규 사용자 한정)이 맞지 않으면 트랜잭션이 자동 취소되어 보안이 유지됨
  • 결과: 지영은 Web2처럼 즉시 게임을 시작할 수 있으며, dApp은 낮은 진입 장벽으로 더 많은 사용자를 유치합니다.

마치며

Kaia는 탈중앙화된 네트워크 레벨의 가스비 추상화를 통해 사용자 경험 혁신의 문을 열었습니다. 여기에 EIP-7702의 도입은 단순한 기능 추가를 넘어, 사용성과 보안성, 그리고 Web2와 Web3의 장점을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계정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이제 빌더들은 더 이상 블록체인의 기술적 제약에 얽매이지 않고, 오직 사용자를 위한 창의적이고 직관적인 서비스 구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현재 EIP-7702는 Kaia v2.0 업그레이드에 포함되어 메인넷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Kaia의 공식 블록 탐색기인 KaiaScan이 EIP-7702를 지원하기 시작하여, 개발자와 사용자들이 관련 활동을 더 쉽고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위임된 승인 트랜잭션 확인: 새로운 Authorization 페이지에서 위임 승인 트랜잭션 목록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 위임된 컨트랙트 주소 확인: 주소에 위임된 내역이 있다면 주소 페이지의 Authorizations 탭에서 위임된 컨트랙트 주소와 setCode 기록을 직접 추적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Kaia 기반의 dApp과 서비스에서 “내 지갑이 스마트해지는” 놀라운 Web3 경험을 직접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