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a의 BLS12–381 프리컴파일 도입과 그 영향
― 스테이블 코인의 프라이버시 기술 적용의 실용화
들어가며
블록체인 생태계가 대규모 애플리케이션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확장성과 보안성은 더 이상 양립할 수 없는 목표가 아닙니다. 특히 이더리움 및 EVM 호환 네트워크에서, 스마트 컨트랙트 레벨의 고성능 암호 연산 지원은 차세대 Web3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Kaia는 이미 가스비 추상화, 계정 추상화(EIP-7702) 등 혁신적 기능을 통해 사용자 경험의 지평을 넓혀왔습니다. 이제 Kaia는 EIP-2537, 즉 BLS12–381 프리컴파일 도입을 통해 네트워크의 가장 근본적인 인프라인 암호학적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려, 미래 기술을 품을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왜 BLS12–381이 필요한가?
BN254와 보안성의 한계
기존 이더리움 스마트 컨트랙트는 BN254(alt_bn128)라는 타원곡선 연산을 위한 프리컴파일을 제공해왔습니다. 이는 zkSNARK(영지식증명) 검증 등에 활용되며 온체인 암호 응용의 혁신을 이끌었지만, 약 80비트 수준의 보안 강도는 현대적 기준(128비트 이상)에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2020년 이후 암호학 커뮤니티에서는 양자 컴퓨팅 발전에 대비해 최소 128비트 보안 수준을 권고하고 있으며, 주요 zkRollup 프로젝트들도 BN254의 한계를 지적하며 더 강력한 곡선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데이터 가용성, 멀티시그 집합 서명 등 고급 확장성 솔루션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곡선이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BLS12–381의 등장
BLS12–381은 이미 이더리움 2.0(Beacon Chain)의 수십만 검증인(Validator) 서명 알고리즘으로 채택되어 그 안정성과 우수성을 증명했습니다. 현재 수십만 명의 이더리움 검증인들이 매일 BLS12–381 서명을 통해 블록체인 합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곡선은 128비트 이상의 강력한 보안을 제공하면서도, 페어링 친화적 구조 덕분에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여줍니다:
- 다중서명(Aggregation): 수천 개의 서명을 하나로 압축
- 영지식 증명 생성/검증: PLONK, Groth16 등 최신 ZK 프로토콜 지원
- 데이터 가용성(Blob/KZG): 이더리움의 Proto-Danksharding에 활용
BLS12–381 활용의 장애물
하지만 BLS12–381 연산은 그 자체로 매우 복잡하고 연산량이 많아, 스마트 컨트랙트에서 직접 구현하면 엄청난 가스비가 발생하여 사실상 실사용이 불가능했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한 BLS 서명 검증 하나만으로도 프라컴파일 없이 Solidity로 직접 구현할 경우 추정컨데 약 14만 gas가 소요된다고 하며, 이는 일반적인 토큰 전송(21,000 gas)에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개발자들은 오래전부터 온체인에서 BLS 서명 검증이나 ZK 증명 검증을 구현하고 싶어했지만, 이러한 가스비 문제나 복잡한 서드파티 라이브러리에 의존해야 하는 보안 리스크 때문에 엄두를 내기 어려웠습니다.
EIP-2537은 이러한 문제를 네이티브 프리컴파일(Precompile) 도입으로 해결합니다. 최적화된 구현을 EVM 레벨에서 제공하여 가스비를 대폭 줄이고, 개발자는 단순한 함수 호출만으로 고급 암호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EIP-2537이 Kaia에 가져다줄 4가지 핵심 변화
1.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핵심 기술지원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KRW stablecoin)의 도입에 있어서도 프라이버시 보호가 필수적입니다. 기존 블록체인은 구조적으로 사용자의 지불 내역이 모두 공개되므로 상업 거래나 민감한 금융 활동에 활용되기 어렵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인프라가 BLS12–381로, 이를 통해 ZKP(영지식증명) 기반의 프라이버시 결제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전송하더라도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보냈는지’는 비공개로 두면서 거래의 유효성은 누구나 검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단순히 프라이버시만 보장된다고 해서 바로 원화 스테이블 코인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아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당한 감사 권한을 가진 주체가 거래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도 반드시 마련되어야 합니다.
Kaia는 이미 4년 전에 감사가 가능한 프라이버시 보호 프로토콜을 연구 개발해 왔으며, 현재 기술 구현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여기에 EIP-2537의 도입은 매우 큰 전환점입니다. BLS12–381은 고속 페어링 연산을 지원하며, zk-SNARK, zk-STARK 등 다양한 ZK 프라이버시 프로토콜에 필수적인 곡선으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가스비였습니다. 가령 기존 Solidity 구현으로 BLS12–381 기반 ZK 증명을 검증하면 1회에 14만 gas 이상이 소요되며, 프라이버시 전송 1건당 총 3~5배 이상의 연산이 필요해, 메인넷에서는 사실상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EIP-2537 프리컴파일을 활용하면 동일한 연산을 수천 gas 수준으로 대폭 줄일 수 있어, 메인넷 환경에서도 실용적인 수준의 프라이버시 결제가 가능해집니다.
이제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결제 시스템―예: 기업 간 결제, 민감한 소비 내역 보호, 프라이빗 멤버십 트랜잭션 등―을 Kaia 상에서 손쉽게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Kaia 기반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제도권 채택에 한 걸음 더 다가섰음을 의미하며, 향후 실생활에서의 Web3 결제 확산에 있어 중요한 토대가 될 것입니다.
2. BLS 멀티시그와 집단 서명을 통한 가스비 절감
BLS 서명의 또 다른 매력은 여러 사용자가 각각 생성한 서명을 단 하나로 합칠 수 있는 서명 집계(Aggregation) 기능입니다. 물론 기존 방식(ECDSA)으로도 서명 집계와 유사한 기능을 구현하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기술적 한계와 비효율성 때문에 실용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BLS 서명 방식에서는 이 서명 집계 기능을 효율적으로 온체인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1,0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DAO의 중요 안건 투표를 생각해 봅시다. 기존 ECDSA 방식에서는 각 투표자가 개별 트랜잭션을 제출하고, 스마트 컨트랙트는 이 1,000개의 서명을 개별적으로 모두 검증해야 합니다. 이는 1000번의 검증 연산과 그에 따른 높은 가스비를 의미합니다. 반면 BLS 집계 서명 방식을 사용하면, 오프체인에서 1,000개 서명을 하나로 집계하고, 온체인으로 하나의 ‘집합 서명’을 검증하는 식으로 모든 투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DAO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더 많은 거버넌스 참여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3. 차세대 암호 프로토콜의 기반 마련
BLS12–381의 강력한 암호학적 특성은 프라이버시 보호 기술(익명 거래, 프라이빗 투표)이나 멀티체인 환경에서의 암호학적 검증같은 고급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령, 한 개발자가 익명 투표 시스템을 구축하려는데, 누가 어떤 후보에게 투표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아야 하지만, 투표 결과의 정당성은 누구나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합시다. 개발자는 페어링 연산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BLS12–381 기반의 영지식 증명(ZKP)과 다른 암호학적 기술들을 조합하여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프리컴파일 덕분에, 투표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복잡한 암호학적 연산을 온체인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어, 실용적인 프라이버시 보호 dApp 개발이 가능해집니다.
4. 영지식 증명(ZKP)과 데이터 가용성의 확대
영지식 증명(ZKP)의 생성 및 검증은 zk-Rollup과 같은 레이어2 확장 솔루션의 핵심입니다. BLS12–381 프리컴파일은 이 과정을 획기적으로 가속화하여,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대규모 온체인 ZKP 검증을 현실로 만들어, Kaia가 다양한 L2 및 확장 프로토콜의 기반이 될 수 있게 합니다. 가령, Kaia 기반 DEX가 하루에 수만 건의 거래를 처리하고 이를 zk-Rollup으로 메인넷에 요약 제출해야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ZK 증명 검증에 과도한 가스비가 소요되어 L2 운영비용이 증가하고, 사용자에게는 높은 수수료가 전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EIP-2537 프리컴파일을 활용하면 128비트 이상의 강력한 보안 수준을 제공하는 ZK 증명 검증을 부담 가능한 비용으로 수행할 수 있어, L2 사용자는 높은 보안성과 대폭 절감된 수수료를 모두 누릴 수 있습니다.
또한, 데이터 가용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Blob 및 KZG Commitment 등 최신 기술 역시 BLS12–381을 기반으로 동작하므로, Kaia가 미래의 확장성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필수적인 인프라가 마련되는 셈입니다. 예를 들어, 대규모 멀티플레이어 게임에서 플레이어 행동 데이터를 KZG commitment로 압축하여 온체인 저장할 수 있게 되어, 실시간 PvP 게임에서도 탈중앙화된 상태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EIP-2537이 개발자에게 주는 의미
EIP-2537이 적용되면, Kaia의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자들은 더 이상 복잡한 BLS 연산을 위해 서드파티 컨트랙트를 배포하거나 비효율적인 Solidity 구현을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EIP-2537은 BLS12–381 타원곡선 연산을 수행하는 7개의 프리컴파일을 정의하며, G1/G2 그룹 연산, 페어링 체크, 필드에서 곡선으로의 매핑 등 필요한 모든 기본 연산이 프로토콜 차원에서 제공됩니다.
0x0b: bls12381G1Add,
0x0c: bls12381G1MultiExp,
0x0d: bls12381G2Add,
0x0e: bls12381G2MultiExp,
0x0f: bls12381Pairing,
0x10: bls12381MapG1,
0x11: bls12381MapG2,
개발자는 단순히 EVM이 제공하는 프리컴파일 주소를 호출하는 것만으로 고급 BLS12–381 연산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개발 효율성, 가스비 최적화, 보안성 등 모든 측면에서 한 차원 높은 암호 인프라를 누구나 즉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마치며
EIP-2537의 도입은 단순한 기능 추가를 넘어, Kaia가 미래형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춘 네트워크로 도약하는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Kaia 스마트 컨트랙트들이 더 높은 보안 수준의 암호학을 부담할 수 있는 가스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확장성과 보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게 되었습니다. Kaia가 제공하는 강력한 암호 인프라 위에서, 빌더들은 더 이상 암호 연산의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적인 서비스 구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현재 EIP-2537은 Kaia v2.0 업그레이드에 포함되어 메인넷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Kaia와 함께 차세대 Web3 인프라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시기를 바랍니다.